정치 성향 다른 학생에게 “너 ‘일베’한다며?” 묻기도

"2번(홍준표) 찍지말라" "너 일베냐?"... 제자에게 '막말' 중학 교사 논란

해당 교사 “학생 비하한 적 없지만 상처받았다면 사과”

박진형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8.12 11: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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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9대 대통령선거를 약 3주 앞둔 시점에서 강원도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상대로, “대통령 후보로 2번을 뽑지 말라”는 등의 정치 편향적 발언을 하고,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 학생을 무시 혹은 비난하는 행동을 보였다는 학부모 주장이 나왔다.

해당 교사를 선관위에 신고한 학부모 김서영(가명)씨는 “올해 3월15일 수업시간에 B교사가 ‘세월호의 진실이 진상규명될 때까지 10년이고 20년이고 노란리본을 달자’, ‘박근혜 대통령도 탄핵 당하고 세월호도 인양되고 박 대통령은 재판을 받고 올해는 좋은 일만 있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B교사가 대통령선거 당시 특정 후보를 거론하면서, 비하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폈다.

“B교사는 19대 대선을 앞둔 4월19일 수요일 1학년 O반 교실에서 기호2번 홍(준표) 후보는 싸가지가 없으니까 뽑으면 안 된다는 말을 했다.”

- 학부모 김씨.

김씨는 자녀로부터 이런 내용을 전해 듣고, B교사가 교원으로서 지켜야 할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했다는 취지의 신고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사건을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관할 선관위는 B교사에게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 말 것’을 구두 권고했다.

학부모 김씨는 “B교사는 선관위 권고를 받은 뒤 학생들 앞에서 ‘누가 나를 꼰재서(사투리) 고발당했다’, ‘나는 추리를 잘 하기 때문에 누가 고발했는지 알아내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며, 해당 교사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B교사가 정치적 발언을 이유로 선관위에 고발된 사실은 학생들도 알고 있었다.

본지가 입수한 A중학교 학생들의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김 모 학생이 “선생님 얘기 들었냐, 그 선생님이 누구 약간 뽑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 말해 선관위에 고발당했다”고 말하자, 다른 학생이 “우리 종례시간에 그 이야기 들었다”고 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국가공무원법 65조2항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논란에 대해 B교사는 “제보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B교사는 “탄핵국면을 맞이하는 등 특히 민감한 시점에서 교사 경력이 17년이나 되는데 이런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교실에서 당당히 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학생들의 수업필기노트를 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정권을 비방한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특정 대선 후보를 찍지 말라고 독려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B교사는 “아이들이 정치적인 이야기를 할 때도 정확한 사실에 기초해서 논쟁을 해야 한다고 조언을 한다”며,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해명에 대해 김씨는, “선생님은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 학생을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발언도 했다”며, 학생 한명이 B교사의 수업 중 발언을 녹음한 파일을 본지에 보냈다.

김씨가 제공한 녹음파일은 약 12시간 분량이다. 이 가운데는, 체험학습이 끝난 뒤 자신의 연기가 어땠는지 물어보는 D학생에게 B교사가, “못 하니까 영화배우 꿈을 접어. 너는 싸가지가 없어서 영화배우를 하면 안 돼”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녹음파일에는, B교사가 D학생의 일기를 검사하다가 “그런 소문이 있던데, 너 저기 일베야? 애들이 너 일베라고 그러던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한) 일베 노래를 부르고 다닌다며”라고 묻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그동안 선생님과 D학생이 정치적인 주제로 의견이 갈려 여러 번 충돌한 적이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B교사가 수업 시간에 종종 (D학생에게) 거칠게 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녹음파일의 내용에 대해 B교사는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제가 학생에게 무례한 태도로 대하고, 영화배우 꿈을 접으라고 막말을 했다면 교사로서 적절한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그는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면 학생 입장에서는 충분히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B교사는 “현재는 아이들과 알콩달콩 행복하고 재밌게 지내고 있다. 선생이라는 자리는 권력이 아니기 때문에 민주적인 수업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잘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감정적으로 대립할 필요는 없고 그런 건 교육이 아니다. 저는 상식선에서 교육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교육관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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