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군사정보마저 코리아 패싱 ‘초비상’

“美정찰위성 사진까지 해킹”…美PMC, 한국서 첩보요원 대거 모집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10.11 14: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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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기자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자가 알려주는 정보가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북한 해커가 2016년 9월 한국 국방부의 작전계획을 비롯한 많은 기밀을 해킹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내용은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은 기밀마저도 北해커에게 빼앗겼다는 소식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2016년 9월 北해커로 추정되는 세력이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를 해킹했을 때 미군이 기밀로 분류해 한국군에 제공한 북한 관련 사진, 北무인기 도발 대응 시나리오 또한 유출됐다고 한다.

이 신문은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철희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에 따르면, 北추정 해커가 군 내부망에서 빼내간 기밀 가운데는 한미 양국의 대북 정찰 및 첩보수집자산과 운용 현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유출된 자료 가운데는 미군이 수집해 한국군에 제공한 사진 파일이 다수 포함됐다”는 이철희 더민주 의원의 말을 전하며 “다만 기밀로 분류된 사진이 어떤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철희 더민주 의원 측은 “이와 함께 北무인기 공격에 대비한 한국군 대응조치 관련 문건도 다수 유출됐다고 한다”면서 “여기에는 북한이 재래식 폭탄이나 생화학 무기 등을 장착한 무인기로 국지도발을 한 상황을 가정해 한국군이 세운 대비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철희 더민주 의원은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北해커로 추정되는 세력이 군 내부망에 침투해 빼내간 군사기밀 자료가 데이터 크기로는 235기가바이트, 출력하면 1,500만 장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한국 언론보도에 대해 美국방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언론 보도내용은 알고 있다”면서 “우리의 작전계획과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처 능력은 확실하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힌다”고만 답했다.

美국방부는 실제 북한이 미국에서 제공한 기밀을 해킹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보안사항”이라며 확인을 거부했다고 한다.

美국방부의 이 같은 태도는 한미 간의 대북 군사공조가 10년 전으로 퇴행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10년 전 노무현 정부 시절 미국은 한국과 북한 첩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았다고 한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는 동시에 ‘6자 회담’으로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막으려 했던 조지 W.부시 美대통령은 노무현 정부가 보여준 행태를 보고 한국을 불신했다고 한다.

부시 정부는 2003년 들어선 노무현 정부 관계자들이 만날 때마다 북한의 핵무장 당위성을 대변하고,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를 주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미 동맹의 끝을 예감했다는 증언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월간조선’ 2006년 1월호에 따르면, 2005년 11월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부시 美대통령에게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BDA)에 대한 제재가 6자 회담을 여는데 방해가 된다”며 제재를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당초 한미 정상회담 의제가 아니었던 BDA 문제를 노무현 대통령이 느닷없이 꺼낸 것이었다고. 이에 부시 美대통령은 화가 난 표정으로 “만약 북한이 한국 위조지폐를 만들면 어떻게 대응할 거냐”며 반박했다고 한다. 한미 정상은 1시간가량 BDA 제재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2007년 4월에는 딕 체니 당시 美부통령과 만난 다간 메이어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이 시리아 원자력 위원회 책임자와 北영변 핵시설의 핵물질 제조 책임자가 만나는 사진을 근거로 제시하고 “시리아가 북한의 도움으로 원자로를 짓고 있다”며 미국의 조치를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미국이 난색을 표하자 5개월 뒤 이스라엘이 단독으로 시리아 핵시설을 폭격했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는 이밖에도 여러 면에서 미국과 공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6년 10월 9일 북한이 첫 핵실험을 실시한 뒤에도 노무현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며, 개성공단 확장, 대북송전사업 추진 등의 정책을 펼치자 미국은 정찰위성과 정찰기가 수집한 북한 정보를 일본에게는 제공했지만 한국에게는 제공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미국은 한동안 한국 내부 분위기를 살폈다. 2009년 작계 5015 일부가 유출되는 일도 있었지만,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한미 간의 군사정보 공유는 서서히 정상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한미 정보공유 정상화는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계속됐다. 2015년 9월 中공산당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일 때문에 잠시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2016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자 美정부는 한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뒤 美정부는 “한미 동맹은 변함없이 공고하다”고 밝혔지만, 대북정보 수집에 있어 ‘다른 길’을 찾는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에 주둔 중인 제501정보여단 예하에 인간첩보(HUMINT) 전담부대인 524대대를 재창설하고, 美중앙정보국(CIA) 내에는 ‘한국임무센터(KMC)’를 설립한 것이다.

미군만 봐도 예전과 다른 분위기가 보인다. 현재 한국에 나와 있는 美특수부대원들이 과거에는 알려주지도 않던, 다양한 고급 기술을 한국 특수부대원들에게 조금씩 전수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美국방부의 주요 민간계약업체 가운데 하나인 ‘부즈 앨런 해밀턴’이 한국에서 일할 첩보요원을 뽑고, 또 다른 민간계약업체 L3 또한 한국에서 사람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지난 9월 23일, 괌 앤더슨 기지에서 ‘죽음의 백조’라는 B-1B 전략 폭격기 편대가 한국도 모르게 한반도 동해상으로 날아온 것을 두고도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이 전략자산을 전개하면서 일부러 한국에 알리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한국 정부와 한국군 안에 숨어 있는 ‘첩자(Mole)’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16년 11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한 뒤에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아베 정부와 그를 지지하는 日언론들은 “한반도 유사사태 발생 시 일본은 자국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여론을 키우고 있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의 위협적인 발언이 나올 때마다 공개적으로 “100% 지지한다”면서, 한반도 문제가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한 몫’을 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미군이 한국에 제공하는 첩보위성과 정찰기 자료가 북한에 넘어갔음에도 美정부가 “괜찮다”고 말한다는 것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유출된 자료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더 이상 너희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둘 가운데 어떤 쪽으로 결론을 내릴 것인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알 수 있다. 만약 트럼프 정부가 후자로 결론을 내린다면 앞으로 한반도 안보 문제에 있어 문재인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철희 더민주 의원이 공개한 ‘北해커의 국방망 침투’ 사건은 미국·일본의 움직임에다 북한의 핵실험 및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함께 한국 안보의 앞날을 어두워 보이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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